영지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영지 앞에 놓인 오래된 차 한 대. 이윽고 전화가 온다. 중년 여자의 목소리. 대리기사 맞냐고 묻는 영지. 맞다고, 어디시냐고 하는 여자. 그리고 골목 귀퉁이에서 등장하는 해맑은 40대 여성, 수미. 전화하는 상대가 자기라고 하는 영지. 

수미는 운전을 하면서, 어린 영지가 좀 신경 쓰인다. 어디 가는 거냐고 묻자, 영지는 심부름이라고 한다. 교복을 입고 있는 영지에게 어디 고등학교냐고, 자기 딸도 고등학생이라면서, 이름이 최영지라니 예쁘다면서 말을 거는데, 영지는 이름표를 떼어버리고 말이 없다. 머쓱한 수미.

그러다 영지가 갑자기, 몸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니, 수미에게 생리대가 있냐고 묻는다. 당연히 없다. 영지는 잠시 생리대 좀 사자고 한다. 그러곤 돈 좀 빌려달라고 하는 영지. 수미는 돈이 없냐고 되묻는다. 그렇다고 하자, 대리 부를 돈은 있냐고 묻는 수미. 영지는 그건 목적지 가면 드린다고 한다. 수미는 돈을 못 받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이 차가 영지의 차가 맞냐며 따지는 수미. 영지는, 부모님 차라고, 폐차를 해야 하는데 심부름 가는 거라고, 가서 폐차장에서 돈 받으면 드릴테니 생리대 사게 돈이나 빨리 빌려달라고 한다. 일단 빌려주는 수미. 

돌아온 영지에게, 수미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자긴 갈테니까 부모님한테 전화하라고 한다. 대답도 안 하는 영지는 갑자기 운전석에 올라 운전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려서 수미에게 돈 더 드릴테니까 좀 같이 가달라고 하는 영지. 수미는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영지에게 묻는다. 폐차 그냥 견인해서 가면 되는 거라고 하는 수미. 영지는 몰랐다면서, 거의 다 왔는데 거기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한다. 만원 더 받는 걸로 딜을 하고 출발.

왠지 으슥한 골목에 들어서는 차량. 전화 중인 영지. 왠 남자 둘이 서 있다. 폐차장은 안 보이고 그냥 고물상만 보이는 평범한 골목. 영지는 내려서 그 남자들에게 간다. 수미는 내려서 지켜보는데, 왠 아저씨가 또 누가 사기 당하게 생겼다고 혼잣말을 하고 지나간다. 수미는 영지를 데리고 빠져나가려 한다. 손을 뿌리치고 화를 내는 영지. 수미는 이게 흔한 수법이라며, 자기가 잘 안다며 빨리 가자고 한다. 이런 거 공인 폐차장에서 하면 오히려 돈을 받으면 받았지, 뺏어가진 않는다며. 수미는 아무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어도 그렇지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냐고 한다. 영지는 돌아가신 건 엄마 뿐이고 아빠는 원래 없다고 한다. 그 때 수미에게 전화가 온다. 수미는 차를 세운 뒤 전화를 받는다. 

수미는 왜 여태 복귀를 안 하냐는 센터 쪽의 전화를 받고 얼버무리는 중이다. 지금 장거리 떴는데 빨리 가라고 하는 센터. 수미는 여기 돈 더 받으니까 다른 데 연결하라고 하고는 끊는다. 

보조석에서 허밍으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던 영지는 수미가 타자 허밍을 멈춘다. 그 노랠 아냐고 묻는 수미. 영지는 노래 안 불렀다고 한다. 다시 출발하는 차. 

적막이 감도는 차 안, 강이 보이는 한적한 도로. 수미는 카오디오를 켜보지만 라디오가 안 된다. 테이프 없냐고 묻는 수미. 영지는 차 안에서 테이프를 찾아보는데, 온통 찬송가 테이프 들이다. 영지가 테이프를 안 틀거라고 버틴다. 그 테이프의 정체를 모르고, 수미는 무심결에 테이프를 빼앗아 넣어버린다. 틀지 말라고 악을 쓰던 영지는 홧김에 보조석 문을 열어버린다. 하지만 안전벨트 덕분에 나가진 못 한다. 차를 세우는 수미. 영지는 당신이 뭔데 그러냐며 화를 내다가 엉엉 울어버린다. 

강가에 서서, 엄마가 지옥에 갔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이 다 천국에 갔다고 해서 힘들다고 하는 영지. 왜 이렇게 남겨놓고 간 게 많냐며, 죽을 때 다 가져가지, 그렇게 매일 그리워하던, 자긴 얼굴도 본 적 없는 남편 따라 지옥에 다 가져가지 그랬냐면서 눈물의 토로를 한다. 수미는 잠자코 듣고 있다. 과거, 자신이 남편에게서 도망쳐 나오던 때를 잠시 회상한다.

폐차장. 남은 짐을 정리하다 나온 또 하나의 카세트 테이프. 거기엔 ‘2005년, 10월 9일, 찬스노래방’ 이 써 있다. 영지의 어릴 적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폐차장에서, 찌그러지는 차를 바라보며, 수미와 영지는 말 없이 서 있다. 

주제 : 드라마

작품명 : 99년식

R/T : 17분

자체등급 : 12세이상관람가

감독 : 이홍래

CAST : 왕화영, 이주영

초청 영화제 정보 : 

-2020 Hong Kon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Official Invitation (공식초청)2019 울산단편영화제, 본선진출작 선정

- 2019 전북독립영화제, 본선진출작 선정 

- 2019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 -본선진출작 선정

- 2019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 - 단편' 부문 (초청)2019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 장려상